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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민간, '풍력발전' 두고 충돌..."기울어진 운동장 될 것"

송갑석 의원, '전기사업법 일부개정안' 발의
풍력협회 "한전 진출, 공정경쟁 헤친다"
한전 "대규모 해상풍력 등에 기술·인프라 활용 필요"


[블루이코노미 진병철 기자] 한국전력과 민간 풍력발전 사업자들이 한전의 풍력발전 사업진출을 두고 충돌하고 있다. 한전은 '민간만으로 추진이 어려운 대규모 해상풍력 등에 사업을 제한할 계획'이라는 설명을 내놨지만 민간 사업자들은 '전력시장의 심판'인 한전이 풍력발전 사업에 진입하면 공정경쟁이 불가능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이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한 가운데 논란은 당분간 평행선을 그릴 전망이다.

지난 7일 한국풍력산업협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한전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참여를 허용하는 내용의 전기사업법 일부개정안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전기사업법 일부개정안은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으로 한전이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발전시설을 직접 운영하면서 전기를 생산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골자다. 현행법상 한전은 전기 판매만 할 수 있고 직접 생산은 할 수 없다.

민간 사업자들이 모인 풍력협회는 한전의 풍력발전 진출을 저지하고 나섰다. 전력시장에서 우월한 위치에 서있어 이른바 '심판'역할을 하는 한전이 풍력발전 시장에 들어오면 공정경쟁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한전은 전력시장에서 전력 판매와 송배전망 건설·운영 등 독점 또는 우월한 권한을 보유하고 인허가 곳곳에서 '심판' 역할을 한다"며 "이런 한전이 발전사업에 직접 진입할 경우 '선수' 역할을 하는 민간 발전기업으로서 공정한 경쟁과 상생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풍력협회 한 관계자는 "한전이 해상풍력 사업에 나서게 되면 '기울어진 운동장'이 돼 공정경쟁을 헤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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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기사업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한전이 풍력발전에 진출한다고 나서자, 민간 업계가 진출을 막으려 반발하고 나섰다. 사진 = Pixabay

이와 관련해 한전은 민간 업계가 인허가 절차나 자금 조달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만큼 대규모 해상풍력 등에 한해 자신들이 보유한 기술과 인프라를 활용해야한다고 되받아쳤다.

한전 한 관계자는 "한전이 직접 참여를 검토 중인 신안·서남해 해상풍력 사업은 지난 10년 이상 민간기업들에 의한 사업 진전이 원활하지 않았다"면서 "한전이 대형사업의 투자자로 나서 공동접속설비 구축 등 투자비용을 절감하면 민간사업자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에 대한 풍력협회의 답은 '민간 스스로도 사업을 개발하고 운용하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시장 플레이어들의 기술개발 의지가 강하며, 자금 수혈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른 풍력협회 관계자는 "현재 국내 풍력시장은 기존 발전사업자들이 육상풍력 약 9.5GW, 해상풍력 약 25.5GW의 사업을 추진할 정도로 개발에 강한 의지를 보인다"며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유수 기업들이 개발에 참여 중이고, 좋은 투자처를 찾는 국내 금융권을 통해 충분히 자금 수혈이나 PF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전은 전력계통을 보강·확충하는 한전의 고유 업무에 매진하는 것이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 목표에 부합하는 최적의 답안"이라며 "한전은 이미 SPC(특수목적법인)나 6개 발전공기업을 통해 사업개발영역에 발을 딛고 있는 만큼 발전사업을 직접 영위할 이유 역시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진병철 기자 jbc@blu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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